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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전 영 숙

 

비가 왔다

널어놓은 빨래를 까맣게 잊어

비를 다 맞히고 말았다

축 처진 빨래보다

더 처진 마음이 빨랫줄에 내 걸렸다

 

말랐다 젖었다 젖었다 말랐다

원래 사는 게 그러하지 않니

빗방울이 등을 두드렸다

 

잃어버린 것도 없는데

잃어버린 게 많아서

구름처럼 울고 싶었다

 

속속들이 배인 햇볕 냄새며

가슬가슬한 바람의 올이며

한나절 들어앉은 하늘빛이며

무엇보다 바싹 마른 가벼움까지

 

공으로 얻은 것을

몽땅 놓쳐버린 오늘

만약에 어제였다면

만약에 내일이었다면

젖은 시름을 한아름 걷었다

한없이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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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을 바꾸면 좋겠다
    시가  풀어졌다
    구름처럼 - 먹구름처럼
    만약에 내일이었다면 -빼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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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소한 일상에서 한끝을 잡아 시를 잘 썼다
    젖은 시름 -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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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에 어제 였다면  빼도 돠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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