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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애씨의 <낚시>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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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입니다. 반갑습니다.
마음의 호수에 낚싯대 하나 드리고 사는 것.... 우리 삶의 모습을 아주 적절하게 표현해 주신 것 같습니다. 누구든지 알 수 없는 호수 밑바닥에 낚시 추를 내려놓고 실한 고기 한 마리 걸려 올라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일 테니까요. 걸리는 것이 없어도 우리는 그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는 것이겠지요. 그것이 바로 우리들의 소망일 테니까요. <한 어린아이가 매일매일 오늘과는 다른 내일을 기대하면서 살았다 (There once was a child/ living every day/ expecting tomorrow/ different from today)>는 어느 서양 시인의 구절이 생각납니다.

몇 가지 쓴 소리를 하겠습니다.
1) 1,2,4,5련에 "그"라는 관형사가 나오는데 그것이 좀 거슬립니다. 그리고 1련에 <그런>, 2련에 <그래서> 따위도 마찬가지 입니다. 시는 산문과 달리 설명이 배제되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나 <그래서> 같은 말은 설명적인, 대단히 산문적인 표현이지요.
2) <우리네 인생사>, <자연과 벗삼아> <하 세월없이 그렇게> 등의 말들이 너무 긴장을 풀어버리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네 인생사> 같은 표현은 아주 통속적인 데다가 전혀 응축과 긴장이 없습니다.
3) 2 련의 <그 낚시대의 찌는 내 마음의 심연과 닿아 있어요>는 정확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낚시에서 <찌>는 물에 떠있는 부분이지요. 낚싯줄을 통해서 <심연>에 연결될 수는 있어도 <닿아> 있을 수는 없지요. <심연>이란 말의 의미를 생각해 보십시오.
4) 1 련에서 화자는 <호수에 낚싯대> 하나 드리우고 있는데 5 련에는 <내 안에 심연에 드리우던 낚시대>를 <이젠 자연과 벗삼아 호수에 드리울래요>라고 하고 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앞에서는 실제로 낚시를 한 게 아니라 마음의 낚시를 했는데 5련에서는 실제로 밖에 나가서 낚시를 해 보겠다는 뜻인 모양입니다. 다시 말해서 <마음 속의 낚시 --> 자연호수의 낚시>로 이행되는 모양이죠? 그런데 실은 읽어가면서 그것이 명료하지 않습니다.
실은 <낚시>라는 말 자체가 시에서는 이미 하나의 은유가 아닙니까? 그러니 굳이 <자연과 벗삼아 호수에 드리울래요>라고 해도 그것은 <마음 속 호수>의 낚시와 별로 다를 것이 없게 느껴진다는 것이지요.
굳이 앞에서와 같이 구별한다 해도 마지막의 <그 재미가 솔찮을 거예요>라고 하니 허탈하게 들립니다.
5) 낚시대는 낚싯대라고 써야 맞춤법에 맞지 않는지요?

자질구레한 얘길 했지만 작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는 아주 쉽고 소박하게 잘 표현돼 있는 것 같습니다. 나이 어린 사람들은 쓸 수 없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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